Philosophy of Art & Life - kim heejo

Schematic Medium

Philosophy
of Art & Life

실존적 유한성과 사유의 스키마타

나의 사유는 인식 너머의 이상과 내가 발 딛고 선 현실 사이에 놓인, 끝내 봉합되지 않는 근본적 틈을 직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인간은 궁극적 합일에 대한 예감을 지니고 있지만, 우리의 의식과 육체는 그 지점에 도달할 수 없는 유한한 매체이다. 이 닫히지 않은 틈이야말로 나의 존재를 규정하는 필연적 조건이자 예술의 가장 깊은 원천이다. 나의 모든 창조는 이 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인식 위에서 움직인다.

이러한 관점은 삶과 소멸의 냉혹한 순환, 가능성의 예감과 도달 불가능성의 확실성 사이에서 발생하는 본질적인 긴장을 예술의 핵심적인 주제로 수용하는 것이다. 나는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알지만, 예술가이기에 이 지속되는 긴장 자체가 낳는 본질적인 갈망을 시각적 언어로 끊임없이 증언한다. 해결되지 않는 질문 자체가 하나의 원천이 되며, 나는 그 원천 위에서 사유하고 작업하는 쪽을 선택해왔다.


더 나아가, 이 오래 지속되는 문제의 다층적인 무게를 단 하나의 형태로 온전히 담을 수 없다는 인식이 나를 추동했다. 나의 스키마타(Schemata)는 이 불가능성을 인식하고, 존재적 균열을 일시적으로 분석적 구조로 지도화하는 인지적 기구(Cognitive Apparatus)이다. 하나의 완결된 해답이 아니라, 계속해서 갱신되는 구조적 도식으로서, 스키마타는 나의 인식이 어떤 방식으로 세계와 마주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나에게 예술(Art)과 삶(Life)은 가장 깊은 차원에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예술 행위는 이 분열에서 발생하는 존재의 문제에 매일 새롭게 응답하고, 그것을 창조적으로 운영하는 삶의 지속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나의 스키마타는 완전함에 대한 통찰에 기반한 구조적 선언인 동시에, 그 완결의 순간이 이 세계에 도래하지 않음을 인지하는 실존적 인식이다. 나는 도달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 사이의 형식과 관계를 정교하게 구축하려는 시도 안에서 나의 삶과 예술을 함께 건다.

우리의 삶은 이 실존적 불일치를 용기 있게 감당하고, 유한성 속에서 가장 인간다운 존재의 형식을 건설해 나가는 실천적 과업이다. 이는 지적인 오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경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충실하게 “잘 살고 잘 끝맺음"을 시도하는 존재의 윤리적 자세이다. 잘 산다는 것과 잘 끝낸다는 것은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유한성의 조건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하나의 태도이다.

나의 스키마타는 나의 예술적 형식을 초월하여, 닫히지 않는 균열을 포용하며 살아가는 나의 존재 방식을 대변하는 창조적 숙명의 도구이다. 나는 이 아홉 개의 원형적 물음들을 매일의 존재적 헌신으로 삼으며, 이 질문의 과정을 통해 예술과 삶이 서로를 비추고 변형시키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증언한다.




9가지 원형적 물음 (Nine Archetypal Inquiries)


 
A. 존재론적 직면과 책임 (Facing Finitude and Responsibility)
1. 긍정적 의지의 발견
    
마음, 이성, 영혼을 꿰뚫는 합일이 결코 실현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나는 이 해소 불가능한 균열 속에서 나를 계속해서 움직이게 하는 최소한의 긍정적 의지를 어떻게 발견하고 형식화하는가?
2. 실재 추적의 정당성
    삶의 흐름 속에서 내가 추적하는 실재(Reality)가 영원히 포착되지 않을지라도, 나는 이 추적 행위 자체를 나의 존재를 규정하는 가장 정당한 행위로 수용하는가?
3. 숙명의 윤리적 무게
    개별적인 행위는 영원한 분열의 문제를 반복한다. 나는 이 무거운 숙명 속에서 나의 행위가 지니는 윤리적 무게를 어떻게 짊어지고 감당하는가?


B. 실천적 증언과 형식의 수용 (Praxis of Witness and Acceptance)
1. 연결 지점의 진실

    이 현상 세계와의 나의 가장 진실된 접속 지점은 도달 불가능한 합일에 대한 예감인가, 아니면 영원히 유지될 그 거리 그 자체인가?
2. 창조적 수용
    내가 인지하는 불완전함을 창조적 숙명으로 수용하는가? 이 근원적 긴장을 나의 존재와 창조에 필요한 본질적인 에너지로 어떻게 변환하는가?
3. 일상의 정직성
    진실이 영원한 물음으로만 남을지라도, 나는 나의 삶을 그 질문에 가장 정직한 증거로 구성하고 있는가?


C. 궁극적 변환과 끝맺음 (Ultimate Transformation and Completion)
1. 예술적 저항의 태도

    나의 유한한 경계와 예술적 운동은 닫히지 않는 균열 앞에서 어떤 현실적인 저항의 태도를 펼치며, 나의 존재 형식을 규정하는가?
2. 감각의 인간적 증언
    나의 오감은 불완전한 현존에 대해 어떤 생생한 증언을 전달하며, 더 인간다운 존재가 되도록 창조를 재촉하는가?
3. 숭고한 변환의 증거
    내가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그 본질적인 긴장은 어떻게 예술이라는 삶의 형식으로 변환되어 충실한 끝맺음을 향한 증거가 되는가?



이 근원적 물음들을 감당하는 여정이야말로, 예술과 삶이 서로의 영역을 침투하며 나의 존재 방식을 형식으로 구성하는 과정이다. 나는 스키마타를 통해 이 질문들의 궤적을 구조로 남기고, 그 구조를 다시 응시함으로써 유한한 존재로서의 나를 견디고 갱신한다. 나의 예술은 이 물음들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이 물음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계와 나 사이에 형식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증언이다.